지역 중견 건설사의 잇따른 위기로 대구 지역 건설 경기가 깊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역 내 상징적인 기반 시설 공사 현장이 예기치 못한 안전장치 덕분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건설업체 중 하나인 태왕이앤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게 될 도시철도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설치 공사는 예정대로 순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가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우려로 번지지 않은 배경에는 선제적으로 도입된 행정적·재정적 방어막이 있었다. 과거 건설사의 부도가 곧바로 공사 중단과 하도급업체들의 연쇄 부실로 이어지던 악습을 끊어내기 위해, 시행사 측이 공사대금을 하도급업체에 직접 지급하는 투명한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 두었기 때문이다. 총사업비 274억 원이 투입된 이 대규모 기부채납 사업은 옛 남부정류장 부지 개발과 맞물려 지역 교통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프로젝트다.
이번 사례는 지방 자치단체와 시행사가 민간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철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건설사의 재무적 리스크가 공공 인프라 구축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한 결과, 지역 경제의 불안 요소를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건설업계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제2, 제3의 태왕이앤씨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의 다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