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던 대구·경북 지역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이 전례 없는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그동안 가파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며 지역 제조업의 부흥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북미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한 자국산 우대 정책이라는 거대한 무역 장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출 중심의 지역 경제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의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와 경북 지역의 이차전지 소재 수출액은 총 19억 4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외견상으로는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구 지역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7성장률을 보이며 1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고, 경북 역시 8억 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수치 뒤에는 역내 생산을 강제하는 해외발 규제 강화라는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어 업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외적 악재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해외 주요국들이 공급망 내재화를 국가 안보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국내에서 완제품 및 소재를 생산해 수출하던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관련 기업들은 현지 투자 확대는 물론, 제품 다변화와 원천 기술 경쟁력 확보라는 고삐를 죄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위기는 대구·경북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시험대다. 지자체와 중앙 정부, 그리고 민간 기업이 원팀이 되어 글로벌 스탠더드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수출 다변화 및 차세대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해야만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