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주택의 80% 이상이 지방에 집중된 사태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과거 수도권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일률적인 중과세와 각종 규제가 지방으로 풍선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이후 다주택자 규제가 겹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켰다. 이로 인해 지방 거주자마저 자산을 서울 상급지로 이동시키는 구조적 왜곡이 고착화되었고, 결과적으로 지방의 자본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지역 자본의 유출은 곧바로 대구 지역의 소비 위축과 골목상권의 침체로 직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자본 유출은 단순히 주택 매매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거 안정성이 흔들리고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역민들의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이는 고스란히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상가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상인들은 장기 불황 속에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서울 중심의 획일적인 정책 기조가 지방 경제의 모세혈관인 소상공인 생태계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이유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은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면적인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 지방 거주를 유인하고 지역 내 자본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취득세 중과 배제,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 과감하고 차별화된 정책적 결단이 필수적이다. 더 이상 수도권의 잣대를 지방에 강제해서는 안 되며,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인 토대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