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제도적 틀에서 한 걸음 물러선 ‘학교 밖 청소년’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고립감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안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성 회복 노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문경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가 기획한 ‘보드게임 마스터즈반’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단절된 청소년들의 소통 능력과 인지 능력, 그리고 성취감을 복원하는 정교한 심리·사회적 치유 프로그램으로서 학계와 복지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제도권 교육이 포섭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환원시키는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하순에 첫발을 뗀 이번 프로그램은 7월 말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참여 중인 청소년들은 전문 강사의 밀착 지도 아래 고도의 전략적 사고와 정교한 대화 기술을 요구하는 다양한 보드게임을 체험한다. 보드게임은 승패라는 명확한 결과 속에서 규칙을 준수하고 타인과의 타협 및 양보 과정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도록 돕는다. 단순한 놀이에 그치지 않고, 패배에 따른 좌절을 수용하고 다음 기회를 도모하는 회복탄력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만드는 입체적 커리큘럼이다. 실제 프로그램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승패를 떠나 동료와 함께 연대하여 과제를 해결했다는 높은 성취감이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성가족부의 통계 조사에 따르면, 매년 수만 명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대인관계 기피와 심리적 불안정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방 소도시일수록 청소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대안 교육 및 치유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경 꿈드림의 시도는 거시적 대안을 제시한다. 대화가 단절된 디지털 스크린 중독에서 탈피하여, 대면 접촉을 통해 타인의 비언어적 표현을 읽고 공감 능력을 키우는 보드게임의 기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는 청소년들의 단절된 사회적 고리를 복원하고 인성 함양을 도모하는 실용주의적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일방적인 수혜 대상이나 낙인 찍힌 부적응자로 규정하는 낡은 프레임은 무너져야 한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차가운 훈계가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고 연대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판(板)이다. 문경에서 피어나는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단순한 지방 소도시의 우수 사례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 복지 정책 전반에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이러한 미시적 성공 모델을 표준화하여 전국적인 지원 거점으로 확산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출처: 경북일보 (문경 꿈드림, 보드게임으로 학교 밖 청소년 성장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