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한민국 청년층의 소박한 일상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과거 전례 없는 고난의 시기였던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도 끈끈히 유지되던 청년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친목 교류가 이제는 ‘생존’이라는 절대적 명제 앞에 급격히 와해되는 양상이다. 물가의 급격한 상승이 친구 간의 우정마저 갈라놓고 고립을 가속화하는 이른바 ‘프렌드플레이션(Friendflation)’이 단순한 트렌드 용어를 넘어 우리 청년 세대의 가장 어둡고 서글픈 초상으로 자리 잡았다. 관계 유지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유무형의 비용이 삶의 가중한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젊은 층은 이제 사회적 관계마저 스스로 줄여나가는 이른바 ‘인간관계 미니멀리즘’이라는 가혹한 선택을 강요받는 실정이다.
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Z세대 청년 601명을 대상으로 정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고물가 여파로 청년 10명 중 7명이 친구와의 만남 및 정기적인 친목 모임 지출을 의도적으로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의 상당수가 밥값, 술값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커피값 등 외식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약속을 한 번 잡는 행위 자체가 가계에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준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양상은 청년들의 실질적인 소비 행태 변화를 강제하고 있으며, 결국 국내 소비 시장의 핵심적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청년층의 극단적인 지출 절감은 불황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더욱 가중시키는 도미노 효과를 낳고 있다.
사회학 분야 및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청년층의 ‘인간관계 구조조정’ 혹은 ‘사회적 긴축 재정’이라는 중대한 이상 징후로 진단한다. 과거 기성세대는 청춘의 가난을 낭만과 극복의 서사로 포장하기도 했으나, 작금의 청년들이 처한 경제적 한계는 그 차원이 확연히 다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외식 및 생활물가 지표를 보면 주요 소비 품목들의 상승세는 일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압도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는 청년들의 가처분 소득으로는 하루 한 끼 식사와 가벼운 티타임, 대중교통비조차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워진 현실이다. 결국 청년들은 비자발적인 사회적 은둔을 선택하며 개인의 좁은 방 안으로 은닉하고 있고, 이는 청년 우울증과 정서적 고독사 같은 또 다른 파괴적인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청년들의 소통과 연대 단절은 단순한 개인 사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전체의 미래 역동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험 신호다. 젊은 심장들의 활발한 소통이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고 사회적 혁신의 밑거름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인프라의 붕괴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 정부와 교육 당국, 그리고 지역 지자체들은 청년들이 비용 부담 없이 모이고 대화할 수 있는 무료 공공 커뮤니티 공간을 적극적으로 설립하는 등, 이들의 정서적 고립을 체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를 시급히 강구해야만 한다.
출처: 경북일보 (친구 만나기도 부담…고물가에 청년 10명 중 7명 모임비 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