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기습 인상했다. 무려 3년 6개월 만에 단행된 이번 긴축 기조로의 회귀는 최근 다시 3%대로 치솟으며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소비자물가 지표를 안정시키고 가파르게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거시경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서울과 서울 인접 수도권의 특정 지역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꺼내 든 강력한 통화 긴축 카드가, 가뜩이나 극심한 실물 경기 침체의 어두운 터널을 가까스로 지나고 있던 대구·경북 지역 경제계에는 치명적인 유탄이 되어 날아들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가장 강력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이미 임계점에 달한 대구 지역의 주택 시장이다. 대구는 지난 수년간 전국 최고 수준의 미분양 물량 적체와 이에 따른 고사 직전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왔다.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금리 인상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것과 달리, 대구의 주택 담보 대출자들과 엄청난 수준의 미분양 리스크를 온몸으로 떠안고 있는 지역 건설업계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도사(倒産)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이 지방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완전히 실종시키고, 하우스푸어를 대거 양산하여 지역 금융기관들의 동반 부실화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악순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 실물경제의 핵심 실핏줄이라 할 수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과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 역시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상공업계의 정밀 분석에 따르면, 지역 기업의 상당수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추가 금융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상태에 내몰려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지게 되면, 당장 원자재 구매비 확보와 고용 유지를 위한 일시적 운전자금조차 조달할 길이 막히게 된다. 소비 위축으로 극심한 매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 또한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해 제2금융권이나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며 가계부채의 부실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중앙 정부와 한은의 통화정책이 지방과 수도권의 심각한 경제 양극화 현실을 전혀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률적인 금리 인상이 초래할 지방 경제의 파국적인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 한정 맞춤형 특례 금융지원책 마련과 소상공인 대상 장기 저리 대환대출 등 세심한 핀셋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대구시 행정당국과 지역 밀착형 금융권 역시 연쇄 도산 위기에 직면한 우수 향토 기업과 서민 가계를 구제할 수 있는 선제적 긴급 유동성 공급 정책을 서둘러 구축해야 할 것이다.
출처: 대구일보 (한은, 3년 반 만에 긴축 선회…‘금리 한파’에 얼어붙는 대구 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