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규모 투자 유치 프로젝트가 결국 암초에 부딪혔다. 최근 진행된 대구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는 민선 행정의 치명적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역 경제의 중대 사안이었던 SK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무산 과정을 두고, 집행부의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시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해야 할 행정기관이 시민과의 소통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정보 은폐와 늑장 대응에 집중된다. 의회 질의에 따르면, 실제 사업 중단이 가시화된 시점과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시민들에게 알린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괴리가 존재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은 수개월 동안 정상 진행 중이라는 허위 시그널을 발신하며 여론을 오도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시민의 알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기업의 투자 철회에 그치지 않고 대구 지역 경제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첨단 산업 인프라 확충은 속도와 투명성이 생명인데, 위기 상황에서의 컨트롤타워 부재와 은폐 의혹은 향후 유수 기업들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행정의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대구시 행정이 보여준 구조적 한계와 소통 부재의 결과물이다. 실기한 대응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향후 주요 경제·산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전면적인 쇄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철저한 팩트 기반의 소통과 책임 있는 자세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대구 경제의 미래 청사진은 요원할 수밖에 없음을 집행부는 엄중히 깨달아야 한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