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전열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민생을 책임져야 할 집권여당의 지도부 ‘투톱’인 장동혁 당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당의 노선과 정체성, 그리고 핵심 당직자 인선 및 인적 쇄신안을 둘러싸고 전례 없는 정면충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야당의 강력한 대여 공세 속에서 대오를 정비하고 정책 주도권을 쥐어야 할 여당이 오히려 자중지란에 빠져 리더십 진공 상태를 자초하고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권의 갈등은 내부의 정교한 조율을 거쳐 봉합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 사태는 공개적인 설전과 파열음이 여과 없이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견 조율 이상의 본질적인 계파 갈등이자 헤게모니 쟁탈전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지도부의 갈등은 결국 민심의 이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수주째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야당과의 격차가 한층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직후 당의 쇄신과 뼈를 깎는 혁신을 기대했던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여당의 끝없는 권력 투쟁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당의 최우선 가치여야 할 민생 법안 처리나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당리당략과 인적 배제, 윤리위원회 징계 논란에만 매몰된 현재의 정국은 보수 정당의 정체성마저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여권 내부의 갈등이 국정 운영의 동력마저 갉아먹고 있다는 데 있다. 거대 야당이 단독 입법과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정부의 발을 묶고 있는 엄중한 시국 속에서, 여당 지도부의 분열은 정부의 국정 개혁 과제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은 물론이고 고물가·고금리로 신음하는 서민 경제를 구제할 입법 지원마저 여당 내부의 노선 투쟁에 가려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당의 기둥이 흔들리는데 국정이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
보수 정당의 생명력은 책임 정치와 유능함에 있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내부 세력 경쟁이나 선명성 경쟁이 아닌, 국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민생 대안 제시와 안정감 있는 리더십이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는 눈앞의 정파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당의 수습과 민생 복귀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집권 세력으로서의 엄중한 책임감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정치적 심판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임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대구일보 ([줌 인 여의도] 국힘 ‘톱2’ 장동혁·정점식, 당 노선·거취 두고 공개충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