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거래소 대구혁신성장센터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대구·경북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약 20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이후 석 달 동안 이 지역 증시가 겪었던 66조 원의 막대한 손실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반등은 30% 정도의 회복률에 불과하다. 표면적인 수치만 보면 자본시장에 온기가 도는 듯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전체 증가액의 무려 79%가 소수의 대형주에만 집중되었으며, 일반 지역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오히려 한 달 새 3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본시장의 편중 현상은 실물 경제의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는 골목상권과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전혀 온기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증시 지표가 과거 수준을 빠르게 회복해 나가는 것과 달리, 대구·경북 지역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4월 이전의 지표와 비교해 여전히 46조 원 이상의 자금이 증발한 상태로 머물러 있어, 단발성 반등만으로 지역 경제의 회복세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금융 시장의 제한적인 반등은 소상공인들의 실질적인 고통을 가중시키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진정한 회복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에 기댈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비 진작책과 맞춤형 금융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주 위주의 자금 유입은 지역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중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골목상권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금융당국의 보다 세심하고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