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인 문화 도심 축제인 ‘수성못페스티벌’이 외부의 화려한 명명과 값비싼 스타 연예인 초청이라는 오랜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고, 오롯이 지역 예술인과 주민들이 주체로 나서는 자발적 문화 해방구로 거듭났다. 지난 사흘간 수성못 일원을 가득 메운 열기는 거대 자본이 투입된 상업적 축제와는 결을 달리하며 진정한 풀뿌리 문화예술의 저력을 증명해 보였다는 평가다.
수성구청 측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기획 단계부터 출연진 전원을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과 일반 시민들로 채우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개막식을 장식한 주제공연 ‘K아츠판타지’를 비롯해 국악, 무용,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무대의 모든 조명은 지역의 숨은 보석 같은 예술가들에게 향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쓰며 외지 가수를 불러 모으던 기존 지자체 축제들의 공식에서 벗어나, 지역민 스스로가 축제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 생태계의 건강한 자립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축제의 성공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진단한다. 수도권 중심의 문화 집중 현상 속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문화예술 역량이 얼마나 내실 있고 단단한지 대내외적으로 입증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관 주도의 일방적 행사 운영에서 벗어나 주민 자치형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한 수성못페스티벌의 행보는 향후 타 지자체 축제들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보한 문화적 자산이 주민들의 손에서 어떻게 꽃피울 수 있는지 그 해답을 현장에서 보여준 셈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