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농구 선수 이현중이 미국프로농구(NBA) 입성의 전초전인 서머리그에서 맹활약하며 꿈의 무대를 향한 불씨를 다시 지폈다. 그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밀워키 벅스와의 서머리그 경기에서 14분간 코트를 누비며 12득점을 기록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준 그의 플레이는 단순히 한 경기 활약을 넘어, 부상 극복과 거듭된 좌절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청년의 집념을 대변한다.
이현중의 행보가 국내외 농구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재 한국 농구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국제 경쟁력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무대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미는 이현중의 존재는 한국 농구의 자존심이자 미래의 이정표다. 데이비드슨 대학 시절 전설적인 슈터 스테판 커리의 대학 후배로 이름을 알리며 3점슛 성공률 40%가 넘는 정교한 슛 감각을 뽐냈던 그는 드래프트 직전 불의의 발등 뼈 미세 골절 부상으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기보다 산타크루즈 워리어스(G리그)와 호주, 일본 리그를 거치며 한층 성숙한 기량을 갈고닦았고 결국 서머리그라는 기회를 다시 낚아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머리그가 이현중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NBA 서머리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유망주들과 은퇴 후 복귀를 노리는 베테랑들이 단 몇 자리에 불과한 투웨이 계약(Two-way contract) 혹은 10일 단기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이 피 말리는 무대에서 이현중은 자신의 장기인 장거리 슛뿐만 아니라 수비력과 돌파 능력까지 증명해야 한다. 밀워키전에서 보여준 12득점은 그가 단순히 외곽에만 머무는 슈터가 아니라, 공간을 찾아 들어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전술적 가치가 높은 자원임을 입증한 대목이다.
향후 과제는 꾸준함과 신체적 한계의 극복이다. NBA 특유의 거칠고 빠른 템포와 강인한 피지컬을 견뎌내기 위해 이현중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측면 수비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고 알려졌다. 그의 NBA 입성 여부는 한국 스포츠계 전체에도 큰 자극제가 될 것이다. 하승진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인 NBA 리거의 탄생은 침체된 한국 농구 시장에 새로운 르네상스를 불러올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중이 써 내려가는 ‘14분의 기적’이 향후 정식 로스터 계약이라는 위대한 결실로 이어질지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조선일보 (‘NBA 도전’ 이현중, 서머리그 밀워키전서 14분 뛰며 12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