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의 짙은 그림자가 영남권 전역을 엄습하는 가운데, 경북 상주시가 인구 유입과 지역 농가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독창적인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상주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농민들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과 소비 침체, 그리고 영농 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생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차별화된 유인책 없이는 단순한 일회성 기부에 그칠 뿐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팽배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상주시는 10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기부 금액을 매개로 지역 특산물 소비를 극대화하는 파격적인 ‘여름맞이 특별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번 조치는 세액공제를 노리는 도시 지역 직장인들의 기부 심리를 정밀하게 공략하는 동시에, 갈수록 판로가 좁아지는 지역 과수 농가 소상공인들에게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해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순히 기부금을 수동적으로 적립하는 단계를 넘어, 기부자가 지역의 단골 고객이 되도록 만드는 이른바 ‘관계인구’ 형성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상주시가 공개한 세부 운영 방침에 따르면, 주민등록법상 상주에 주소를 두지 않은 외지인이 상주시에 10만 원 이상을 기부하고 답례품을 신청하면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이벤트에 자동 응모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상주시는 추첨을 통해 당첨된 이들에게 상주를 대표하는 고품질 사과즙과 포도즙을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답례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상주시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획이 일차적인 기부 증대를 넘어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상주산 농특산물의 뛰어난 품질을 직접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철하게 분석하자면,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넘어 기부자와 수혜 지역 간의 감성적 유대감과 실질적인 상생 모델이 필수적이다. 상주시의 이번 행보는 지자체가 마케팅 주체가 되어 낙후된 소상공인과 농가의 소득 보전 방안을 자율적으로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이벤트성 사업이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농산물 증정을 넘어, 기부금의 투명한 집행과 정기적인 지역 방문 유도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출처: 경북일보 (상주 고향사랑기부 10만원…사과즙·포도즙 ‘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