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 시장과 조세 체계가 또 한 차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공시지가 30억 원 상당의 비거주 1주택을 보유한 납세자가 내년에 부담해야 할 종합부동산세가 올해보다 무려 420만 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분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중산층과 은퇴자들에게 실질적인 재앙 수준의 세금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종부세 급증의 주된 원인은 정부의 과세표준 현실화 기조와 세율 조정의 미스매치에서 기인한다.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시장 경제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은퇴 생활자의 현금 흐름을 완전히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 경제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이러한 고강도 세금 압박은 결국 전체 부동산 자산 시장의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결국 과도한 세금 부담은 조세 저항을 부르는 동시에 시장 내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켜 부동산 거래를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크다. 정부의 세수 확보 논리가 선량한 납세자들에게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세제 개편의 본래 취지가 시장 안정과 조세 정의 실현에 있다면, 이처럼 핀셋 규제가 아닌 무차별적인 세금 인상으로 파생되는 부작용에 대해 정부는 더욱 심각하게 고민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