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통의 요충지 중 한 곳인 대구의 관문이 침묵에 휩싸였다. 고속철도 통합 운영에 따른 실질적인 요금 경쟁력 확보와 다가오는 추가 운임 인상 여파가 맞물리면서, 대중교통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고속·시외버스 업계가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수많은 귀성객과 여행객들로 북적이던 동대구복합환승센터 터미널 대합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철도로의 승객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버스 산업은 사실상 붕괴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 수치에 따르면 철도와 고속버스 간의 이용객 격차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 최대 9배 가까이 벌어진 상태다. 시민들은 소요 시간 단축과 요금 메리트를 이유로 망설임 없이 고속철도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버스 노선 대폭 감축과 운행 횟수 축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용객이 줄어드니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다시 승객이 이탈하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버스 업계는 적자 폭을 감당하지 못해 두 손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제약마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교통수단 간의 경쟁을 넘어 국가 대중교통망의 균형 발전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철도 중심의 편중된 정책 집행이 지방 소도시와 비수도권 지역을 연결하는 모세혈관 같은 버스 인프라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는 효율성 논리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버스 업계를 위한 합리적인 재정 지원과 다각적인 보완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만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