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가 한반도를 뒤덮은 지난 주말,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의 밤은 불볕더위가 아닌 음악의 열기로 완전히 마비되었다. 대구신문이 주최하고 지역민과 전국의 음악인들이 하나로 어우러진 ‘제26회 포항해변전국가요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의 범주를 넘어, 침체된 도심 문화 예술에 거대한 활력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각지에서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12개 본선 진출 팀들은 저마다 숨겨둔 기량을 아낌없이 폭발시키며 해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가요제는 기성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9인조 직장인 밴드 ‘The 그리다’의 무대가 대표적이다. 결성 3년 차에 접어든 이들은 굵직한 첫 수상의 기쁨을 누리며, 각자의 생업을 뒤로하고 퇴근 후 연습실에 모여 흘린 땀방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다. 전문가 심사위원단에 따르면 이들의 무대는 탄탄한 팀워크와 세련된 편곡 능력을 바탕으로 관중의 몰입도를 극대화했으며, 지역 문화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방 도시의 문화 행사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되는 경향 속에서, 포항해변전국가요제가 반세기 가까이(26회째) 명맥을 유지하며 전국적인 오디션 축제로 발돋움한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지역 언론, 그리고 참여 시민 간의 유기적인 결속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한다.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가 가중되는 현대 사회에서 대중예술이 선사하는 위로와 연대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영일대의 밤하늘을 수놓은 형긋한 음악의 파고는 지역민들에게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청량제이자, 문화 향유의 권리가 수도권에만 편중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였다.
출처: 대구신문 (영일대 수놓은 음악의 열기···’2026 포항해변전국가요제’ 성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