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서민 주거 대체재이자 수익형 부동산의 보루였던 오피스텔 시장마저 임계점에 도달했다. 자산 가치의 하락과 전세 시장의 불황이 동시에 덮친 상황에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전국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이한 모순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시세의 등락 문제를 넘어, 대구 거주 서민들과 청년층의 주거 안전망 전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올해 2분기 기준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0.70% 추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에 기록한 0.76% 하락에 비해 미세하게 낙폭이 좁혀졌다고는 하나, 하락 추세 자체가 고착화되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회복 기미는 요원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매매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전세가율이 타 시도들을 압도하며 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매가의 하락 속도가 전세가보다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며 빚어진 이 불황형 고전세가율 현상은, 임차인이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전세’와 역전세난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대구 오피스텔 시장의 삼중고는 지난 수년간 지역 내에 축적된 아파트 과잉 공급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대구 전역에 전례 없이 쏟아져 나온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오피스텔이 보유하고 있던 임차 수요를 대거 흡수해 버렸고, 이는 공급 과잉에 직면한 오피스텔 자산 가치의 동반 추락을 유발했다. 동시에 고금리 기조의 고착화는 대출 부담을 키워 임대수익률을 갉아먹었고, 결국 오피스텔 시장은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외면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세입자 중 상당수가 자금력이 미약한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신혼부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초래할 고통의 무게는 실로 묵직할 수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지역 금융 시장과 내수 경기에 도미노식 타격을 주는 폭발력을 지닌다. 대구시와 금융당국은 이를 단순한 개별 거래 당사자 간의 사적 영역 문제로 치부하며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위기 가구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 정비 및 다주택 임대사업자의 부채 관리 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시장의 자정 작용에만 의존하기에는 리스크의 크기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으며, 선제적인 공공의 개입만이 더 큰 사회적 파국과 서민들의 눈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출처: 대구일보 (대구 오피스텔 시장 ‘삼중고’…매매·전세 떨어지는데 전세가율은 전국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