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내수 부진의 파고가 대구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매출 급감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현금 흐름이 완전히 막히는 초유의 자금난이 장기화 조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지역 경제계가 실시한 경기동향 조사 결과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설문에 응답한 지역 기업의 과반수 이상이 전년 대비 자금 사정이 현저히 악화되었다고 토로했으며, 명절 상여금조차 지급하기 버거울 정도로 곳간이 텅 빈 영세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동성 위기가 단순한 경기 침체의 일환을 넘어 지역 상권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신호라고 경고한다. 소비 심리의 얼어붙음은 곧바로 골목상권의 체감경기를 급랭시켰고, 금융권의 까다로운 문턱과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들은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담보 능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제2·제3금융권의 고금리 부채에 의존하다가 급기야 연체 수렁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 주체들은 실효성 있는 단기 유동성 공급 대책과 더불어 장기적인 내수 회복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지자체의 형식적인 지원책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채무 조정과 세제 혜택, 그리고 지역화폐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 등 전방위적이고 강력한 구제 금융 패키지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