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단순 퍼주기식 복지나 기업들의 일회성 기부 행사가 가진 고질적 한계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상생 경제’ 실험이 경북 김천에서 막을 올렸다. 김천시는 최근 한국도로공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푸드팩토리, 카카오메이커스와 손을 잡고 이른바 ‘지역상생 사회공헌 5자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국적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으로 깊은 신음 조차 내지 못하던 지역 특산물 샤인머스캣의 재고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가치 소비와 취약계층 아동 지원이라는 다차원적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천시는 전국 샤인머스캣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이지만, 최근 몇 년간 재배 농가 급증과 품위 저하 논란으로 가격이 동반 폭락하며 농민들의 근심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이번 협약이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수수방관적 수매를 넘어선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농산물 가공 전문기업인 푸드팩토리가 규격 외 제품이나 잉여 샤인머스캣을 고품질 가공식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이를 카카오메이커스라는 거대 모바일 플랫폼의 유통 역량을 빌려 전국 소비자들에게 ‘가치 소비’ 아이템으로 직접 판매하는 구조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의 공공재적 지원과 초록우산의 복지 네트워크가 맞물리면서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공공기관의 자금력과 민간 기업의 가공·유통 인프라가 만나 결실을 맺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이 지역 내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 아동들의 생계와 교육 지원비로 전액 재투자되는 자원 순환 메커니즘을 완성한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과 농민들에게는 안정적 판로를 보장하고, 기업에게는 ESG 경영의 실질적 지표를 선사하며, 소외 계층에게는 지속 가능한 온기를 전하는 선순환 구조의 훌륭한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존의 취약계층 지원 모델은 예산 부족과 정치적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천시가 선보인 5자 상생 모델처럼 공공, 민간, 플랫폼, 복지재단이 각자의 핵심 역량을 연결한 생태계는 그 자체로 강력한 자생력을 갖는다. 향후 이와 같은 비즈니스 지향적 사회공헌 모델이 전국의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농가로 확대 적용된다면,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대구일보 (김천시, 샤인머스캣 활용 상생모델 선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