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의 그림자가 대구와 경북 지역의 주거 환경을 정통으로 겨누고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파고 속에서 지역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메말라가는 반면, 물리적 연식이 다한 노후 주택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국토연구원의 최근 심층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방치될 경우, 다가올 미래에 비수도권 주거 시장이 감당하기 힘든 수급 불균형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택 수요의 근간이 되는 인구 기반은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반면 주택 재고는 꾸준히 누적되면서 장기적인 공급 과잉 압박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신규 주택 착공 물량을 줄이는 미봉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주거 안전과 도시 정비를 위한 실질적인 노후 주택 멸실 작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2070년까지 이어질 장기 침체 속에서 대구와 경북의 주택 시장은 극심한 양극화와 자산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다.
행정 당국과 지역 건설 업계는 당장의 단기적 분양 물량 조절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인구 구조 변화와 연계된 거시적 주거 복안을 다시 짜야 한다. 늙어가는 도시 인프라를 혁신하고 실질적인 인구 유입 및 정주 여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대구·경북의 부동산 시장은 회복 불능의 침체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직시해야 한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