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끝자락을 강타한 갑작스러운 극단적 폭풍우가 대구 스포츠의 메카를 정조준했다.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경기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그라운드 전체가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며 우천 취소됐다. 잠시 동안 이어진 국지성 호우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거센 물줄기가 관중석과 더그아웃을 순식간에 덮치며 경기장 내부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모했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구단 관계자들은 그라운드 출입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아수라장이 된 시설 상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배수 시설의 한계를 시험하듯 쏟아진 폭우는 관중석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려 선수들이 대기하는 더그아웃 내부까지 들이찼다. 구장 관리 요원들이 비상 대책에 나섰으나 속수무책으로 불어나는 빗물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선수 보호와 안전사고 방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경기운영위원회의 신속한 판단 아래 이날 매치의 공식 취소가 전격 결정됐다.
이번 경기 취소는 양 팀의 전술 운영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주축 타자의 부재로 고심하던 원정팀 사령탑은 오히려 이번 우천 취소가 전열을 정비하고 핵심 자원을 보강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반면 홈경기를 기대하며 구장을 찾은 수많은 야구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예고 없이 찾아오는 극한의 기상 현상이 프로스포츠의 정규 리그 운영에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현실 속에서, 야구장 시설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방재 시스템 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