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뜨거운 여름날, 캠퍼스 안은 국경을 초월한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찼다. 최근 부산의 한 국립대학교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계절학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우리의 전통 예술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고 전해졌다. 전 세계 9개국 19개 대학에서 선발되어 한국을 찾은 이들 외국인 유학생들은 강의실을 벗어나 붓과 먹이 자아내는 고유의 정취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었다. 한 획 한 획 신중하게 화폭을 채워나가는 이들의 눈빛에서는 낯선 문화를 향한 호기심과 진지한 경외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번 문화 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의 인문학적 깊이와 예술적 가치를 세계 청년들에게 자연스럽게 체득시키기 위해 기획된 심도 있는 교육 과정의 일환이다. 서예라는 독특한 장르를 통해 학생들은 동양화의 미학뿐만 아니라 정신 수양의 과정까지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처음 잡아보는 붓이 어색해 먹물이 손에 묻어나기도 하지만, 강사의 세심한 지도에 따라 자신의 이름이나 한국어 단어를 삐뚤빼뚤 정성껏 써 내려가며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은 국경과 인종의 벽을 허물고 문화로 하나 되는 순간을 연출했다.
한류가 대중문화를 넘어 이제는 깊이 있는 전통 예술과 학문적 영역으로까지 글로벌 저변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면이다. 단기적인 관광이나 소비 중심의 체류를 넘어, 현지 대학의 교육 인프라 속에서 한국의 역사와 호흡하는 이러한 교류 프로그램들은 향후 친한파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하는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붓끝에서 피어난 작은 예술적 감동이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의 기억 속에서 한국에 대한 영원한 긍정적 이미지로 각인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