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지 연예인과 막대한 예산 투입만이 지역 축제의 흥행을 보증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최근 대구의 대표적 도심 수변 공간에서 막을 내린 대규모 문화 축제가 거둔 성적표는 우리에게 축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울림을 던져준다. 외부의 이름난 초대 가수나 대중적 흥행몰이에 의존하는 관행적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오롯이 지역에 터를 잡고 활동하는 예술인들과 평범한 주민들이 주연으로 나선 이번 행사는 대중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사흘간 이어진 축제 기간 동안 수성못 일대는 수많은 인파로 장관을 이뤘으나, 그 어디에도 외지 상업 자본이나 휘황찬란한 대형 기획사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개막을 알린 상징적 주제 공연부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지역 공동체의 역량과 고유의 색채로 채워졌다. 이는 그간 소외되기 쉬웠던 지역 기반 예술인들에게 대중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함과 동시에, 주민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문화적 주권을 회복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지방 자치 시대가 지향해야 할 문화 정책의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은다. 외형 부풀리기식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지역 내 문화 생태계를 자생적으로 단단하게 다지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역 문화 부흥이라는 것이다. 이번 축제의 성공은 단순히 관람객 수의 증가를 넘어, 지역 주민과 예술가들이 하나로 결속되는 강력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깊다. 앞으로도 이러한 풀뿌리 중심의 문화 행사가 일회성 이슈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지역의 자산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뒷받침이 상시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