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가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옷을 갈아입고 대중과의 깊은 교감에 나선다. 매년 이맘때면 역사적 자산에 기대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올가을에는 전통연희부터 세계 각국의 민속예술, 그리고 현대미술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이 폭넓은 장르의 문화 행사가 도시 전역을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계절 행사의 의미를 넘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일상 속에서 문화적 향유를 누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체류형 관광 생태계의 확장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시즌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글로벌 문화 교류의 장이다. 수교 기념을 계기로 마련된 아랍문화제 등 해외 전통 예술단체의 내한 공연은 지역민들에게 이색적인 세계 문화의 진수를 선사하며, 황리단길과 보문관광단지 등 도시의 주요 거점 공간들은 젊은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직접 소통하는 개방형 무대로 탈바꿈한다. 지자체와 문화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기획한 이번 문화 축제들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도 문화적 자긍심과 관광 활력을 동시에 견인하는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화예술 행사의 다변화가 일회성 방문객 유치에 그치지 않고, 경주가 지닌 역사적 공간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화려한 볼거리 뒤에 숨겨진 예술가들의 창작 환경 조성과 지역 상권과의 상생 구조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진정한 의미의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을의 정취 속에서 깊어가는 경주의 문화예술적 실험이 앞으로 어떤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