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숨결이 깊게 배어 있는 안동포타운이 삼국의 고유한 정원 미학을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체험할 수 있는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전초기지로 거듭난다. 이번에 개최되는 정원 문화 축제는 단순한 조경 전시회를 넘어, 한·중·일 3국의 철학적 사유와 자연관이 녹아든 정원 정치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독창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 정원 조성의 주체로 참여하여 공간을 꾸미고 가꾸는 과정은, 행정 주도의 일방적 축제에서 벗어나 진정한 주민 참여형 문화 자치의 모델을 보여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동아시아 작가정원’은 각국의 전통적인 공간 배치와 식재 기법의 차이를 미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교육적 장을 제공한다. 공간을 대하는 삼국의 태도와 미적 기준이 어떻게 시각화되었는지를 비교하는 것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문학적 영감을 선사한다. 아울러 이러한 국제적 교류 행사가 지역의 역사적 자산인 안동포타운의 공간적 가치와 결합하면서, 낙후되거나 잊혀가는 지역 문화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촉매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과 문화관광의 결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번 안동의 시도는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문화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지역민들의 삶 속에 휴식과 소통의 녹색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후 관리와 프로그램 내실화가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이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아시아의 정서가 공존하는 안동의 가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