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극한의 집중호우와 수해 위험이 상시화된 가운데, 정부의 치수 정책이 정권 교체와 정치적 셈법에 따라 표류하면서 일선 지자체와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기후대응댐으로 검토되던 감천댐 건설 계획을 전격 백지화하고 기존 하천 정비 위주로 방침을 선회하자, 수십 년간 침수 피해에 시달려온 김천 지역 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렸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가가 담보해야 할 기본적인 안전망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천 지역을 관통하는 감천 유역은 지형적 특성상 집중호우 시 하천 급류로 인한 범람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와 지방자치단체는 수십 년 전부터 항구적인 홍수 조절 능력을 갖춘 댐 건설을 숙원 사업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환경성과 경제성 논리를 앞세워 사업을 번복하거나 유보하기를 거듭했고, 주민들은 매년 장마철마다 가슴을 졸이며 극한의 공포를 감내해야 했다. 이번 백지화 결정 역시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 예방은 경제적 논리나 정권의 입맛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되며,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최우선 가치에 입각해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미 한 차례 큰 혼선이 빚어진 만큼, 정부는 단순한 하천 정비 수준을 넘어 실효성 있는 특단의 치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지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향적인 후속 조치가 없다면, 향후 유사한 치수 갈등은 국가적 행정 불신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