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양 도시 포항이 시원한 맥주 거품과 강렬한 음악 비트로 완전히 매료되었다.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된 대규모 여름 축제 현장에는 이틀 동안 무려 3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과 피서객들이 운집해 성황을 이루었다. 첫날 밤 예기치 않게 쏟아진 굵은 소나기조차도 축제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오히려 밤바다의 선선한 바람과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흥을 더욱 돋구는 촉매제 역할을 해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장터를 넘어 지역 문화와 대중예술이 결합된 복합 문화 축제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대를 가득 채운 록밴드들의 폭발적인 라이브 연주에 이어 감각적인 전자댄스음악(EDM) 파티가 펼쳐지자 관람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여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바삭하게 튀겨낸 지역 명물 치킨과 살얼음이 낀 생맥주를 손에 든 이들은 국적과 연령의 경계를 넘어 하나로 어우러졌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연 프로그램과 소통 이벤트를 마련해 단순 관람형 행사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역 축제의 성공 비결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류형 관광 자원의 결합을 꼽는다.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해양 도시의 지리적 강점을 살린 야간 경관 속에서 문화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늦더위 속 지친 일상을 달래려는 대중의 심리와 맞물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