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내수 부진의 여파가 지역 경제의 실맥(實脈)을 정통으로 조이고 있다. 대구지역 기업 대다수가 전년 동기 대비 급격히 악화된 자금 사정을 호소하며 한숨을 쉬고 있으며,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코앞에 두고도 정상적인 상여금 지급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상공계가 실시한 최근 경기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퍼센트를 상회하는 곳이 작년과 비교해 자금 압박이 더욱 심화되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경영 상황이 호전되었다고 답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해 지역 산업 현장의 체감 경기가 사실상 바닥을 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유동성 위기의 본질은 단순히 일시적인 매출 감소를 넘어선 구조적 장기 침체에 기인한다.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과 고금리 기조가 맞물린 가운데 소비 심리마저 싸늘하게 얼어붙으면서, 완제품을 생산하고도 현금 회전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구 경제의 특성상, 금융비용 부담과 자금 경색은 곧바로 생존의 위기로 직결된다. 지자체와 지역 금융기관의 전폭적인 유동성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칫 지역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뿌리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할 경우, 그 파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석 명절을 고비로 삼아 실효성 있는 단기 자금 수혈과 함께, 장기적인 판로 개척 지원 및 내수 활성화 대책이 입체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단순히 미봉책에 그치는 자금 대출 연장보다는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채권 회복을 돕는 정책적 결단이 절실하다. 대구 경제의 심장이 다시 힘차게 뛰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정밀하고 과감한 경제 방역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