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 한계점에 다다른 형국이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절대다수인 80%가 지방에 집중되는 현상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과거 수도권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일률적 규제들이 초래한 거대한 정책적 부작용의 결과물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켰고, 결과적으로 지방 거주민들마저 지역 부동산을 매각하고 서울 상급지로 자본을 이동시키는 기형적 구조를 고착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는 지방 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자본 유출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제기됐다. 일률적인 세제 중과와 대출 규제는 수도권 방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지방 자본의 씨를 말리는 풍선효과만을 양산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한 지방 도시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맞물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이는 곧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로 직결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더 이상 서울 중심의 획일적인 잣대를 지방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방 거주를 유인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그리고 지역 내 주택 구입에 대한 실효성 있는 인프라 지원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지방 자본의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 수도권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 주도형 부동산 정상화 트랙을 구축해야 한다. 지방의 붕괴는 곧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 포기를 의미한다. 적재적소에 맞는 차별화된 규제 혁파와 실질적인 거주 유인책 마련만이 대한민국 경제의 혈맥을 다시 뛰게 할 유일한 해법임을 관계 당국은 무겁게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