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시즌 중반은 늘 냉혹한 비즈니스의 무대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낮아진 구단들이 몸값 비싼 주전 선수를 팔아 유망주를 채우는 ‘셀러(Seller)’로 돌아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구 우승 전선에서 밀려나며 중대한 기로에 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시 이러한 폭풍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국내 야구팬들의 시선은 이 구단의 핵심 영입 자원이었던 이정후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정후를 반드시 팀의 미래 핵심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잔류론과, 그의 시장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카드로 활용해 구단 리빌딩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조기 매각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아쉬운 첫 시즌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호론자들은 이정후의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외야 수비 범위,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마케팅 가치를 감안할 때 그를 트레이드 불가(Untouchable) 자원으로 묶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인 강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심을 잡아줄 확고한 코어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냉정한 시장 현실을 지적하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샌프란시스코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높은 몸값의 장기 계약 선수를 보유하는 것이 구단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부상 재발 우려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현 시점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적기’일 수 있다는 역발상까지 등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자본 논리로 움직인다. 선수의 잠재적 하락 곡선이 시작되기 전에 자산을 극대화해 미래 가치를 선점하려는 구단 수뇌부의 주판알 튕기기가 본격화되었다는 방증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선수의 이적설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검증된 자원들이 메이저리그 특유의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계약 규모가 클수록 요구되는 성과 압박은 무거우며, 팀 성적에 따라 언제든 거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이정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거취의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고 완전한 신체적 회복과 기량 입증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길뿐이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남든, 새로운 유니폼을 입든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존 경쟁은 이제 막 막을 올렸을 뿐이다.
출처: 조선일보 (“트레이드 불가” vs “비쌀 때 팔자” 뭐가 맞는거야? 흔들리는 SF, 엇갈리는 이정후 거취 전망, ‘최대 가치 확보’가 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