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뜨거운 햇볕이 대구 중구 청라언덕을 내리쬐던 지난 17일 오후, 도심 속 역사 탐방로를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에서 감출 수 없는 설렘이 묻어났다. 지역의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인 문화 관광 콘텐츠로 재해석한 ‘2026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대구 투어가 드디어 첫 장을 열었다. 국가보훈부와 지자체의 긴밀한 협업으로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유적지 관람을 넘어, 일제강점기 혹독했던 시련 속에서도 민족의 자존감을 지켜낸 선조들의 발자취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몰입형 역사 문화 행사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행렬의 선두에 선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청라언덕을 기점으로 3·1만세운동길을 거쳐 이상화·서상돈 고택과 3·1독립운동 기념비 등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지급된 반다나와 기념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문화해설사의 생생한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교과서 속 활자로만 접했던 독립운동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그날의 함성과 투쟁의 역사를 되새기는 과정은 세대를 아우르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참여 시민들은 우리 지역에 이토록 가치 있는 역사의 숨결이 깊숙이 스며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표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모리얼 로드 투어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침체된 도심 골목상권과 문화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 지향적인 역사 인식으로 나아가는 이러한 대중적 문화 행사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로컬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역사 문화 콘텐츠로의 도약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