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선수들의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부산의 한 호텔 로비에서 수십 명의 팬이 특정 선수의 뒤를 일사불란하게 쫓는 진풍경이 벌어져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장이 아닌 휴식과 컨디션 조절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숙소 공간마저 팬들의 과도한 사생활 침해 무대로 전락하면서 구단과 선수 보호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당일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성 팬들의 정보력과 무분별한 추종 행위는 이미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촬영하려는 단순한 팬심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나, 엘리베이터 앞과 로비 소파를 점거한 채 선수를 에워싸는 행동은 선수단 전체의 휴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이는 자칫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높이고 경기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단 관계자들과 베테랑 선수들은 이러한 팬 문화의 그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성숙한 스포츠 관람 문화는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의 인격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와 달리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집착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구단 차원에서도 숙소 경호를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야구 흥행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지만, 그 사랑이 그릇된 방향으로 분출될 때 스포츠 본연의 가치는 훼손되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와 팬 사이의 건강한 거리 유지를 위한 자성 어린 목소리와 함께, 구체적이고 엄격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