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학령인구 감소세가 재앙적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 지역의 교실 풍경이 소리 없이, 그러나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학생 수는 가파르게 줄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외국인 및 다문화 가정 등 이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빠르게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다문화 교육’이 선택이 아닌 지역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교육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이주 배경 학생 수는 도합 2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특히 경북 지역의 경우 전체 학생 20명 중 1명 이상이 이주 배경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격변의 현장은 지역 사회가 마주한 인구학적 대전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해 기준 대구의 이주 배경 학생은 6천553명으로 전체의 2.8% 수준이었으나, 경북은 무려 1만3천196명에 달해 전체 학생의 5.5%를 기록했다. 두 지역을 합치면 1만9천749명이라는 거대한 집단이 형성된다. 특히 대구의 경우 최근 5년간 이주 배경 학생 증가율이 27%를 상회할 정도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속도보다 이주민 유입과 그 자녀들의 취학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증거다.
전문가들은 경북 지역의 이주 배경 학생 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원인으로 농어촌 지역의 높은 다문화 가정 비율과 산업단지의 외국인 근로자 정착을 꼽는다. 이제 경북의 농촌 학교들은 다문화 학생이 없으면 학급 유지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과거의 ‘동화주의적 시각’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언어 장벽 해소에만 급급할 뿐, 이들이 지역 사회의 온전한 생산 인력과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진로 지도와 다국어 인프라 구축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격변은 대구·경북에 단순한 위기이자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주 배경 학생들을 미래의 ‘글로벌 인재’로 키워내지 못하고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방치할 경우, 지역 공동체의 분열과 사회적 비용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이제는 일시적인 복지 수혜적 지원에서 벗어나, 이들을 지역 경제를 지탱할 핵심 동력으로 인정하는 대대적인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교육 공동체의 포용적 변화 없이는 대구·경북의 백년대계도, 지방 소멸 방어도 한낱 유토피아적 구상에 그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경북일보 (이주배경 K-학생, 10년 새 2배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