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광역시·도 수장들 가운데 유일하게 중앙정부의 주요 경제·행정 정책을 향해 날카로운 메스를 대는 인물이 있다. 바로 경제부총리 출신의 베테랑 정치인이자 행정가인 추경호 대구시장이다. 최근 중앙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각종 지방 관련 정책과 규제안에 대해, 추 시장은 단순한 감정적 반발이나 정치적 공세가 아닌 철저한 현장 데이터와 거시경제적 논리를 무기로 정면 반박하고 나서며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지역 농업인 간담회는 이러한 추 시장의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현장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농지 전수조사 방침으로 인해 농가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우려와 혼란을 직접 수렴한 뒤, 이를 중앙부처에 전달하며 합리적인 보완책을 요구한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의 정책에 단순히 협조하는 것을 넘어,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건전한 비판과 구체적인 대안을 동시에 제시하는 모습은 지방분권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가와 관가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다운 그의 탁월한 정책 분석력과 정교한 논리가 중앙정부와의 소통 과정에서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제동을 걸면서도 지역민의 실질적 권익을 대변하는 이러한 균형감각은, 향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취해야 할 협상력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과 지방의 수평적 관계 정립을 이끌어내는 그의 향후 행보에 지역 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