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무대에서 연봉의 액수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진리가 또 한 번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됐다. 시즌 중반 핵심 전력의 국가대표 차출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던 KT 위즈의 벤치는 한동안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특히 팀의 뒷문을 든든히 걸어 잠그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의 이탈은 단순한 전력 누수 그 이상으로 사령탑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난제였다. 선발진의 공백뿐만 아니라 불펜의 핵심 축이 빠져나간 자리는 거대한 공백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위기는 곧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비옥한 토양이 되었다. 베테랑 사령탑의 깊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주인공은 바로 연봉 3100만 원의 저연차 투수 김정운이었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프로 무대의 매서운 압박감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팀의 뒷문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기회를 부여받은 그는 매 경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구단 재정 대비 최고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스포츠계는 이러한 깜짝 활약을 단순한 요행으로 보지 않는다. 철저한 준비와 구단의 육성 시스템, 그리고 선수의 간절함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물로 평가한다. 주전 선수들의 차출과 부상이라는 반복되는 프로야구의 변수 속에서, 숨겨진 원석의 발견은 향후 각 구단이 취해야 할 로스터 운용의 새로운 이중 잣대를 제시하고 있다. 연봉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선수가 진정한 주인공임을 김정운이라는 이름 석자가 다시 한번 각인시킨 셈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