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의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을 담보해야 할 핵심 자재인 샌드위치패널의 성능 평가 시스템이 심각한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의 단열 성능이 실제 측정 결과와 기존 공인 시험성적서 사이에 현격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건축계와 소방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눈속임에 가까운 허술한 품질 검증 관행이 도심 속 화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열재의 등급을 판가름하는 핵심 지표인 열전도율에 있다. 현행 구조상 원자재 단계의 시험성적서가 가공을 거쳐 완성된 실제 패널 심재의 성능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기존 성적서가 그대로 통용되어 온 것이다. 이로 인해 서류상으로는 최고 등급인 ‘가등급’으로 분류된 자재들이 실제 현장 시공 시에는 하위 등급인 ‘다등급’ 수준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품질 부적합을 넘어 대형 화재 발생 시 치명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에 전면적인 실태 조사와 강력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건설 현장의 원가 절감 유혹과 허술한 감리 제도가 맞물려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다수의 중소 제조업체와 물류창고가 밀집해 있어 부실 단열재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그 어느 곳보다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건축 자재의 품질 신뢰는 곧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절대적 가치다. 더 이상 서류상의 눈가리고 아웅식 관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전수조사와 함께 부실 자재 유통 업체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강력한 사후 제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