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르며 글로벌 필독서로 자리 잡은 소설 ‘저주토끼’의 저자 정보라 작가가 지역 독자들과 깊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경상북도교육청정보센터가 주관한 이번 초청 특강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며 지역 사회에 신선한 지적 자극을 선사했다. 정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단순한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어, 경북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고대 신화와 설화들이 자신의 창작 세계에 어떻게 자양분이 되었는지를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특히 이번 강연의 핵심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문화권에 전해 내려오는 ‘용’의 상징성과 그 기저에 깔린 민중의 상상력에 집중됐다. 경북 지역의 토속적인 신화와 구비 전승이 지닌 독창적인 서사 구조가 현대 판타지 및 호러 장르와 결합할 때 얼마나 강력한 문학적 파괴력을 갖는지 작가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입증해 보였다. 강연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향토적 자산이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하며 우리 문화 유전자의 저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문화계는 이번 행사가 수도권 중심의 문화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의 고유한 설화와 역사적 자산이 지닌 콘텐츠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역설적으로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와 인문학적 자산이 지닌 문화적 자생력이 곧 미래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앞으로도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낸 다채로운 인문학 프로그램이 지속되어 대중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문화적 저변을 넓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