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농촌 사회에서 귀촌은 단순한 주거지 이동을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 거대한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경북 의성군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진정한 의미의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 녹아든 한 귀촌인의 삶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시사하는 바를 던지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지역 사회의 핵심 봉사자로 거듭난 그의 행보는 저출생과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지방 자치단체들에 중요한 이면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박혜정 씨는 15년 전 연고도 없는 의성 지역에 터를 잡은 이 이후, 거창한 구호보다는 주민들의 일상에 밀착한 생활 밀착형 봉사를 실천해 왔다. 어르신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집수리 사업부터 소외된 이웃들의 식사와 안부를 챙기는 일까지,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손을 걷어붙였다. 이러한 헌신은 그를 단순한 ‘외부 전입자’가 아닌 마을 전체가 아끼는 ‘딸’이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사회학 전문가들은 최근 귀촌 트렌드가 과거의 막연한 전원생활 추구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와의 적극적인 융화와 기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상생의 다리를 놓는 것은 행정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자발적인 소통과 연대만이 지방 소멸의 파고를 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의성의 사례는 우리 사회가 귀촌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단순히 인구 유입 수치만을 좇는 정책에서 벗어나, 이주민들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따뜻한 온정과 헌신이 만들어낸 이번 미담은 메마른 현대 사회에 공동체 회복이라는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