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활력을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생활인구’ 확대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내 다수의 지자체가 관광 부문 활성화를 내걸며 거액의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 집행률은 수년째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만 확보해 두고 실질적인 사업 집행은 미루는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공개된 전국 인구감소지역 세출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지자체들의 최근 5년간 관광 부문 예산 집행률은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경북 안동시 등 대규모 관광거점 육성 사업이 추진되는 지자체들의 경우, 서류상으로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형 프로젝트에서 만성적인 집행잔액이 발생하며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예산이 적기에 유기적으로 쓰이지 못하면서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애초의 정책 목표는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에만 치중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내실 있는 운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관가의 타성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한다. 지방재정의 효율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시점에, 단순히 예산 소진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창의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과 집행 과정의 모니터링 강화가 시급하다. 실효성 없는 예산 집행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지방소멸 대응 전략은 백날천날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대구제일미디어 김용남 기자
